'큰손' 중국인 절반 줄었는데…카지노, 이례적 '최대 실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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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카지노 실적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고급 시설을 찾는 VIP가 늘고, 카지노 고객 국적이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로 다양해지고 있단 분석입니다.
3일 카지노 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 (8,490원 ▼310 -3.52%)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카지노 부문의 지난달 순매출(총매출에서 에이전트 수수료 등을 뺀 금액)이 238억5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143억4000만원)에 비해 66.3% 급증했고,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7월 카지노 순매출(200억9000만원)도 뛰어넘었습니다. 지난달 테이블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1208억2600만원을 나타냈습니다. 1월이 전통적인 비수기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실적입니다.
서울 워커힐과 제주, 부산, 인천에 4개의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 (9,720원 ▲10 +0.10%)도 지난달 카지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4.9% 늘어난 745억31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파라다이스의 총 테이블 드롭액은 5689억원에 달했습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세븐럭을 운영하는 GKL (10,870원 ▲160 +1.49%)(그랜드코리아레저)은 지난해 카지노 매출액이 3973억5000만원으로 전년(2651억6700만원) 대비 49.8% 증가했습니다.
카지노 업계에선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데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잇따르자 반가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8월 중국 관광당국이 한국 단체관광(유커)을 허용하면서 국내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유커의 한국 방문은 저조했습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를 보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방한 중국 관광객은 98만8567명으로 같은 기간 일본관광객(97만9385명)을 근소한 차이를 앞서는데 그쳤습니다. 실제로 월 평균 24만7000여명이 한국을 찾은 셈인데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7~2019년 방한 중국관광객 수(월 평균 41만여명)에 한참 못미치는 규모입니다. 제주 직항 해외 노선도 중국 단체관광객이 가장 많았던 2016년 8월(주 220편)의 62%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카지노 업계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카지노 운영사들은 VIP의 재방문율과 일본 고객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하이엔드 카지노를 찾는 고객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오는 3일 인천 영종도의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외국인 전용 '인스파이어 카지노' 개장을 앞두고 있어서입니다. 인스파이어 카지노는 150개 이상의 게임 테이블과 약 390대의 슬롯 머신, 160석의 최신 전자테이블게임(ETG) 스타디움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카지노 시설을 앞세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호실적의 경우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외국인 카지노를 보유한 국내 리조트 위치와 시설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VIP 고객수와 재방문율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면서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고객들이 늘고 있어 중국관광객 수요를 대신 채워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