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단속에 동남아 카지노산업 '쑥'…관광객·고용 확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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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도박 단속 영향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한 카지노 산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현지시간 28일 전했습니다. 최근 동남아 각국에서는 새로운 카지노가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도박이 합법인 필리핀에서는 현재 카지노 43곳이 운영 중이며, 당국은 매년 최소 1개의 새 카지노 리조트가 지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도박이 불법인 무슬 림 국가 말레이시아에서도 외국인용 카지노가 있는 '리조트 월드 겐팅'이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자, 이 정부는 두 번째 외국인용 카지노 허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 역시 2010년부터 영업해 온 카지노 복합 리조트 2곳의 허가를 연장했으며, 캄보디아도 허가받은 카지노를 2021년 101곳에서 2023년 174곳으로 늘렸습니다. 여기에 베트남·미얀마·라오스의 카지노까지 합하면 동남아 지역의 카지노는 현재 약 350곳에 이릅니다.
지난해 약 1천2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은 관광 대국인 태국도 카지노 합법화를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난 22일 취임 후 첫 TV 연설에서 불법 도박을 억제하기 위해 카지노 사업을 허용하고 정부가 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태국 하원도 지난 3월 카지노와 호텔, 쇼핑몰, 놀이공원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 리조트 건설 방안을 담은 특별위원회 연구보고서를 승인했습니다. 재무부는 이를 바탕으로 카지노 합법화를 위한 법안 초안을 마련해 다음 달 내각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동남아에서 카지노 산업이 뻗어나가는 데에는 동남아 각국 국민들의 소득이 늘었을 뿐 아니라 중국이 도박을 단속한 영향이 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습니다. 그간 중국인들은 도박이 불법인 중국 본토 대신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인 마카오에 와서 도박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중국 시진핑 정권은 지난 수년간 자본유출 통로인 도박 단속에 나서서 마카오 카지노 상대로 돈세탁 등 규제를 강화한 바 있습니다. 특히 전문 모집인이 재력가들을 섭외해 운영하는 VIP 전용 카지노 '정킷방'을 집중적으로 단속했습니다.
마카오의 올해 도박 산업 매출액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17% 적을 것으로 카지노 컨설팅업체 'H2 갬블링 캐피털'은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마카오 도박 경기가 위축되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동남아 카지노로 몰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카지노 리조트 2곳은 지난해 약 40억달러(약 5조5천300억원)를 쓸어 담았습니다.
카지노는 또 도박 매출 창출을 넘어서 고용을 만들고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은행 메이뱅크의 새뮤얼 인 샤오 양 애널리스트는 싱가포르에서 카지노 개설 이후 고용·건설·관광 분야가 모두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태국에서도 카지노 개설 시 경제적 효과에 대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태국 하원의 카지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카지노 도입 시 관광객 평균 지출액이 52% 늘어나 연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태국 부동산업계 단체는 카지노 리조트 1곳이 최소한 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카지노는 세수를 늘려 정부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필리핀 카지노에서 거둔 세금은 지난해 필리핀 정부 세입의 약 2%를 차지했으며, 이 중 절반은 의료보건 부문에 지출됐습니다. 카지노 도입에 따른 이런 추가 세입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복지 지출 급증이 전망되는 태국 정부도 환영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