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등장에 카지노업계 '초긴장'…논 게이밍 부문 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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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9년 만에 국내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 사업자를 허용했습니다.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자 카지노업계에 긴장감이 맴돕니다. 업계는 저마다 특색을 살려 비(非)카지노(논게이밍) 부문 키우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입니다. 정부는 이번 허가를 통해 국내 카지노 산업을 키워 아시아권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이하 인스파이어)는 지난달 23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에 대한 최종 허가를 취득했습니다. 2005년 이후 19년 만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에 대한 신규 허가이자, 경제자유구역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이뤄진 최초 허가입니다.
국내 카지노 업계는 인스파이어 개장 이후 카지노 업체 간 경쟁이 한층 과열된 양상입니다.
내달 5일 그랜드 오픈을 예고한 인스파이어는 국내 최초 다목적 공연장 아레나(1만5000석 규모)와 복합쇼핑몰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스파이어에 대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당시 문체부 측은 "인스파이어를 통해 한국형 복합리조트 모델을 창출하고, 리조트 내 시설과 연계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등을 통해 일본과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복합리조트 개발 경쟁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 카지노 업체들은 복합리조트에서 논 게이밍 부문을 확대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는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한다. 수영장과 전시장, 테마파크 시설 등은 물론, 쿠사마 야요이나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품 등 3000여 점의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의 제주드림타워 리조트도 호텔에 쇼핑·문화·식음 시설을 다양하게 구비해 리조트 안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내 유일 오픈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도 올해 관광 레저형 복합리조트로의 전환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합니다. 굳어진 '카지노'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복합리조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구상입니다.
서원석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이제 카지노만으로는 고객을 유치하기 힘든 구조가 됐습니다. 현재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카지노는 공연, 레스토랑, 쇼핑 등 논 게이밍 수요까지 아우를 수 있는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제 국내 카지노 업체들도 체급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국내 카지노 IR을 특색있게 구축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것이 정부의 과제입니다.
글로벌 카지노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꾸준히 투자를 단행해왔습니다. 마카오는 물론,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는 아예 카지노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카지노업이 추구하는 방향은 논 게이밍 시설을 확장한 IR 개장입니다. 마카오는 논 게이밍 우선 정책으로 대규모 투자를 통한 엔터테인먼트화에 주력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는 '제2의 마카오'를 꿈꾸며 최소 6조원의 투자금을 카지노 IR 구축에 투입합니다.
특히 일본은 2대 도시인 오사카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오사카 IR'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오사카 IR에는 오픈카지노(내·외국인 모두 출입하는 카지노)와 호텔 3개, 국제연회장 등이 들어섭니다. 최소 1조엔(약 10조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2029년 완공 예정으로 완공 이후 연간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봤을 때 국내 카지노의 규모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라며 "가장 큰 문제점은 오픈카지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픈카지노로 내국인의 수요까지 끌어왔을 때 더 많은 투자금이 몰리면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데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