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소셜카지노’ 게임 논란… 규제 문턱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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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사들이 앞다퉈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소셜카지노는 실제 돈이 아닌 게임머니로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카지노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소셜카지노 게임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고, 굳이 국내 서비스를 하려면 무료 재화 기능만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임사들이 앞다퉈 소셜카지노 게임 개발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에 붙는 단서가 익숙한 듯하면서도 좀 다릅니다. 이른바 ‘플레이 앤 언(Play and Earn, P&E)입니다. 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이 언뜻 떠오릅니다. 무엇이 다른 걸까요?
P&E를 언급한 것은 연이어 게임업계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입니다. 장 대표에 따르면 P2E가 ‘돈 버는 게임’이라면 P&E는 ‘돈도 버는 게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P2E와 큰 차이는 없지만 주목적을 게임에 두고 있다는 의미에서 차별성을 띕니다.
위메이드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소셜카지노 시장 공략을 위해 손자회사 플레이링스를 통해 이 P&E를 앞세운 소셜 카지노 게임 ‘그랑프리 슬롯’을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이 게임은 위메이드가 구축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서비스될 예정입니다.
최근 본업인 게임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자회사로 두었던 NHN빅풋을 다시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한 NHN 역시 대표 서비스인 게임포털 한게임의 노하우를 활용, P&E 소셜카지노 게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소셜카지노 게임 3종을 서비스하고 있는 네오위즈 역시 현재 준비중인 자체 P&E 플랫폼에 태울 소셜카지노 게임 2종을 올 하반기 추가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넷마블 역시 지난해 시작한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 인수를 이달 최종 마무리했습니다. 스핀엑스는 글로벌 3위 소셜카지노 업체로 지난해 넷마블이 무려 2조5000억원에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이는 넷마블 총 자산 8조2234억원의 30.5%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2017년 소셜카지노 게임 ‘더블다운카지노’를 보유하고 있는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를 8억2560만 달러(약 9425억원)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DDI는 2010년 게임 '더블다운카지노'로 소셜카지노 시장을 선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카지노 개발사입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소셜카지노 게임이 국내에서는 사행성 등을 우려한 규제로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점입니다. 논란이 되는 소셜카지노, 쟁점은 무엇일까요?
글로벌 시장에서 일반 게임으로 분류되는 소셜카지노… 우리나라는 예외 소셜카지노는 카지노에서 할 수 있는 슬롯머신, 빙고, 포커 등의 게임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게임으로 실제 돈이 아닌 게임머니로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카지노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해외에서 소셜카지노 게임은 일반 게임으로 분류돼 게임머니를 현금화하는 것만 금지할 뿐 대체로 규제에서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우려한 정부의 규제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초기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즐길 수 있는 PC 웹 기반 게임으로 시작해 소셜카지노라고 부르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모바일 비중이 8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북미 시장에서 소셜카지노의 주 이용자가 40~50대 주부층이라는 점입니다. 주로 한가한 낮 시간에 킬링 타임용으로 소셜카지노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10~20대 젊은층에게는 ‘고루한 게임’으로 인식돼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제한적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유망한 시장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이용자당 일매출이 여전히 증가 추세이며 기존 유저층의 소득 증가와 더불어 인앱 결제 금액도 상승 중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외에서 결제는 대부분 달러로 이뤄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삼성증권 자료에 따르면 북미 소셜카지노 시장은 2018년까지 모바일 플랫폼의 고성장 바람을 타고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해 왔습니다. 2019년에는 이용자 정체에 따른 다운로드 감소로 한자리 대 성장에 그쳤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카지노가 폐쇄되며 다시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AP통신은 "도박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카지노를 갈 수 없게 되자 슬롯머신, 카드, 룰렛 등을 즐기기 위해 인터넷 카지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인 래서치 앤 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 규모는 올해 68억3000만 달러(약 8조9404억원)에 달합니다. 오는 2026년 성장 전망치는 약 11조3865억원입니다.
소셜카지노 규제, 논란의 핵심은 ‘사행성’ ‘유료화 모델’… 어떻게 풀어갈까?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과 함께 이달 1일부로 발효된 게임시장진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은 웹보드 게임머니의 월 구매 한도 상향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스톱·포커 등의 웹보드 게임머니 월 구매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당장 웹보드 게임이 주력인 NHN, 네오위즈 등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들 기업들이 향후 내놓을 신작은 NFT(대체불가토큰)과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이미 NHN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NHN빅풋은 NFT가 적용된 ‘슬롯마블’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각 게임사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웹보드 게임은 사실 소셜카지노 게임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기존 웹보드 게임과 소셜카지노 게임에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23일 네오위즈의 소셜카지노 게임 ‘피망 카지노’는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거부 확정 판정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는 소셜카지노 게임의 국내 도입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업계와 게임물관리위원회 간 소셜카지노 게임을 두고 이어지는 대립의 핵심은 ‘사행성’ 여부입니다. 애매한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웹보드 게임의 경우 소셜카지노와 마찬가지로 도박을 모사한 고스톱·포커 게임이 허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오히려 소셜카지노 게임이 사행성 측면에서는 웹보드 게임보다 강도가 낮다며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와 게임 내 인공지능(AI)이 대전하는 방식의 게임인 만큼 이용자간 게임 재화 불법 거래 같은 사례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 게임머니를 현금화할 수 없다는 점도 사행성이 낮다는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소셜카지노 게임 등급분류를 거부하는 이유는 좀 더 복잡합니다. 소셜카지노 게임을 허용할 경우 게임사들이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입니다. 위원회 측은 블랙잭, 슬롯, 카지노 등 소셜카지노 게임의 콘텐츠가 실제 카지노와 유사해 유료화 모델이 더해질 경우 더욱 사행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각 업체들이 소셜카지노 게임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연계하려는 움직임 역시 규제가 유지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소셜카지노 게임에 연계할 경우 게임머니를 암호화폐로 환금하고 불법적인 자금 세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따라서 굳이 국내 서비스를 하려면 무료 재화 기능만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현재 위원회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국내 일부 게임사들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소셜카지노 게임의 경우 블록체인 기반 P2E 모델을 탑재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NFT 등으로 제대로 적용할 시 돈세탁 등 범죄행위는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불법 온라인 카지노를 양성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한편 국내 게임사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전문가들 중에는 “웹보드 게임은 되고 소셜카지노 게임은 안되는 애매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게임머니를 현금과 교환해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제 하에서 소셜카지노가 허용되는 만큼 전향적인 검토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