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단시티 카지노 사업 연장 승인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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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IR)가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운영 주체인 중국 푸리 그룹 한국 법인이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 또다시 사업 기간 1년 연장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사업 기간 연장 신청만 벌써 4번째이며, 건설 공사는 4년째 중단된 상태로 머물러 있습니다. 정부는 사업 기간 과거 3번의 사업 기간 연장 신청이 이루어졌을 때마다 자금 조달 계획과 성실한 이행 여부를 약속한다는 조건 하에 승인해줬지만, 시행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탓에 이번 4번째 연장 승인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계속된 사업 연장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미단시티 카지노
중국 푸리 그룹의 한국 법인인 RFKR은 인천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 리조트 조성을 위해 1월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고 2월 23일 밝혔습니다. 정부가 사업 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사업 기간은 2024년 3월 17일까지 연장됩니다. 미단시티 카지노는 본래 2018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2016년 사업자가 변경되었고 2018년과 2021년, 2022년 사업 내용 변경을 통해 사업 기간을 연장해 왔습니다. 특히 작년 RFKR은 투자 금액을 5% 증액해야 한다며 사업 기간 2년 연장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2023년 3월 17일까지 1년만 연장 승인했습니다. 만약 이번 연장 신청을 정부가 승인하지 않는다면, 2014년 한국 처음으로 사전 적격 심사를 통해 허가 받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예비 허가 면허가 취소됩니다.
중국의 푸리 그룹은 부동산 개발 업체로,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카지노를 건설하기 위해 미단시티 지역 38,365㎡ 부지에 객실 750개 규모의 특급 호텔과 컨벤션 센터, 공연장을 포함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계획 중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7억 달러(9,194억 원)을 투자하여 2018년 27층 높이의 복합 리조트를 착공했지만, RFKR이 쌍용건설에 공사비 300억 원을 지급하지 못 하며 자금난을 이유로 2020년 2월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건물은 24층까지 기본 뼈대만 올라간 채 버려졌으며, 공정률은 24%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재 미단시티 카지노는 쌍용건설이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공사를 재개하더라도 완공을 위해 최소 15개월 이상의 기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종도 미단시티 리조트 사업 다시 시작할 명분 마땅치 않아
그러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국 푸리 그룹이 미단시티 카지노에 투자할 새로운 투자자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고, 미단시티 카지노와 특급 호텔 운영 사업자 선정 등 문화체육관광부가 내건 연장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 사업 기간 연장 신청에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초 2번의 연장 신청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사업 기간 연장 신청에 별다른 잡음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작년 RFKR이 2년 연장을 신청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1년만 연장해준 것입니다. 이후 1년간 실제로 별다른 사업 진척이 없었고, 이번에 연장해준다 하더라도 2026년 개장 때까지 1~2년마다 계속 사업 연장 신청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월 초 미단시티 카지노 사전 심사 위원회를 열어 사업 기간 연장 여부를 자세히 검토할 계획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지난 1년간 RFKR이 연장 승인의 조건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며, 여러 제반 상황을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RFKR은 사업 연장 승인에 희망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미단시티 카지노 사전 심사 위원회에 참석하여 푸리 그룹의 사업 지속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을 피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단시티 카지노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
영종도 미단시티 카지노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미단시티 카지노가 장차 한국 카지노 산업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황금 알을 낳는 카지노 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하여 복합 리조트를 확대하는 데 애쓰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은 3곳의 카지노를 신설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며, 아시아의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과 베트남은 물론 카지노에 미온적이었던 일본조차 의욕적으로 복합 리조트를 확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만 복합 리조트 진척이 더딘 가운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미단시티 카지노가 끝도 없이 미뤄지기만 할 경우 한국의 복합 리조트 산업 전체가 더욱 뒤쳐질 것이라는 우려를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늦어지는 것이지만, 미단시티 카지노가 빠르게 완공하고 실제 운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국 카지노 산업의 미래에 투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카지노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정부의 규제
지지부진한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한국 카지노 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카지노 산업계와 학계, 정부 기관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은 2월 24일 국내 카지노 및 관광 산업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한국카지노관광학회’를 출범했습니다. 카지노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릅니다.
한국카지노관광학회는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학회의 발기인 총회 및 기념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포럼의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카지노 발전 방안”입니다. 한국카지노관광학회 회장인 김영문 메이필드 호텔 대표이사의 개회사를 거쳐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서원석 교수가 환영사를 맡았습니다. 토론의 참석자는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김상혁 교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광민 연구위원, 동의대학교 호텔컨벤션경영학과 윤태환 교수, GKL 김엄권 홍보팀장, 파라다이스 그룹 최지환 상무, 법무법인 화우 한수연 변호사 등입니다. 이외에도 강원랜드와 하이원 리조트,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 한국 카지노 관련 업계 관계자 다수가 참여했습니다.
김영문 학회장은 개회사에서 “그 동안 카지노 산업에 대한 학회 차원의 진지한 고민과 시도가 없었던 것 같아 업계 관계자들의 힘을 모아 학회를 만들게 됐다”며, “카지노 산업을 학문화하고 체계화하여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면 궁극적으로 관광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간 카지노 산업은 수익의 일부를 무조건 관광진흥개발기금에 출연해야 하는 등 국내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상당한 기여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관련 학회는 물론 업계 발전을 위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 했습니다.
카지노 업계는 매년 매출의 10%를 관광진흥개발기금 명목으로 정부에 납부합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결산 기준 관광진흥개발기금 총 수입은 1조 2,380억 원이며, 이 중 카지노 업계가 출연한 비중은 2,470억 원입니다. 연간 조성되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약 20%로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개의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까지 국내 총 16곳이 운영되고 있는데, 개수는 적지만 연간 매출은 약 3조 원 규모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시아 전체 카지노 시장에서 한국 카지노가 차지하는 비율은 3%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각종 제한된 대상 등의 열악한 산업 환경을 감안하면 이 정도 매출을 기록하는 것이 대단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각국이 경쟁적으로 복합 리조트를 통해 카지노 사업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상황에서 한국 카지노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국내 관광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큰 카지노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해제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에 출범한 한국카지노관광학회의 지적입니다. 학회에서 지적하는 대표적인 카지노 규제가 바로 업장 규모에 대한 제재입니다. 한국 카지노 사업장은 호텔의 부대 시설 중 하나로서 호텔 내 지정된 한 곳에서만 영업이 가능하고, 2곳 이상에서 별도 운영이 불가능합니다. 기존의 사업장과 신규 사업장이 통로로 이어져 있다면 확장이 가능하긴 하지만, 사업장 규모 확대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여 이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업계는 업장 규모에 대한 규제 기준이 상당히 모호하다며, 최소한 호텔 혹은 리조트 부지 내에서 자유롭게 사업장 확대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명시해달라 요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이용 가능한 카지노 사업장 역시 몹시 제한적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내국인이 입장 가능한 카지노는 1995년 제정된 ‘폐광 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에 의한 강원랜드 뿐입니다. 당초 2025년이 시한인 폐특법의 효력 종료가 눈 앞에 다가와 있지만, 2021년 폐특법 효력을 2045년까지 20년 연장하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강원랜드의 독점적 지위가 유지되었습니다. 강원도와 마찬가지로 폐광이 위치한 전남 화순군이 내국인 카지노를 추진했지만 강원랜드에게 부여한 특권을 나누기도 쉽지 않아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이에 강원랜드의 독점적 사업 구조를 폐기하고, 내국인 카지노를 추진하려는 지방자치단체 등을 적극 검토하여 내국인 카지노를 더 개설해야만 국내 카지노 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강원랜드 이삼걸 대표이사 역시 2023년 들어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카지노에 대한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강원랜드가 독점하고 있는 카지노 사업권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습니다.
카지노 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 · 감독할 수 있는 기관의 부재 역시 학회가 거론한 문제점입니다. 가천대학교 김상혁 교수는 “제주도를 제외하면 국내 카지노 산업을 관리하는 위원회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문화체육관광부 내에서도 카지노 산업 관련 업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언급했습니다. 이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다양한 사행 산업을 통틀어 감독하는 곳이기 때문에, 카지노 산업만 독자적으로 관리 · 감독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해야만 건전한 복합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미단시티 카지노 등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가 들어서고 있지만, 갈 수록 대형화하는 복합 리조트 내의 카지노와 소규모 단일 카지노 업장은 운영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둘을 이원화하여 각각의 사업 운영에 차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카지노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 필요
이어 학회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카지노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입니다. 카지노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그 어떤 처방도 산업 발전에 효과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광민 연구위원은 “카지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카지노에서 비롯하는 도박 중독과 각종 범죄, 자금 세탁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하며,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학문적 발전과 카지노 산업 종사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상혁 교수 역시 “복합 리조트 등 초대형 레저 문화에 카지노가 포함되는 것은 카지노 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하며, “카지노 드라마에서 카지노 사업자들이 마치 범죄 집단인 것처럼 묘사하는 등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려면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가 사단법인 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에 의뢰하여 작년 1월 21일부터 12월 12일까지 만 18세 이상 제주도 주민 7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제주 지역 카지노 산업에 대한 도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지노 산업이 제주도에 끼치는 관광 · 경제 · 사회 · 문화 · 환경 5개 요인 분석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이번 ‘제주 카지노 산업 경쟁력 강화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많은 제주도 내에서도 카지노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못 했습니다.
도민들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전체 관광 산업 활성화, 일자리 증가와 조세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인식했지만, 도박 중독 우려와 교통 체증, 쓰레기 증가 등 사회적 · 환경 측면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컸습니다. 관광 관련 일자리 증대와 세수(稅收)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세수 확대가 과연 도민의 경제적 생활 수준에 얼만큼 기여하는지 여부에 대한 인식 역시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제주도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복합 리조트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카지노 산업을 영위한다고 해도 다양한 문화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향상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반면, 각종 범죄율 증가처럼 도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부분에 대한 걱정이 높은 것입니다.
특히 도민들이 제주도 내 카지노 산업을 더욱 활성화하기보다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었습니다. 연구 용역을 수행한 사단법인 측은 “제주 카지노 산업에 대한 전체적인 인식 수준이 여전히 낮고, 부정적 측면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분석하며, “도민이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직접적인 인식 개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러한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카지노 업체가 납부하는 제주관광진흥기금에 대해 ‘카지노 케어’ 명목을 도입해야 한다 제시했습니다. ‘카지노 케어’란, 카지노 업체가 납부하는 수익금이 제주도 지역 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각종 교육 사업과 공공 서비스, 소외 계층 지원, 스포츠 및 문화 행사 지원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카지노 수익금이 지역 도민 생활 수준 향상에 사용된다는 점을 도민 전체가 인식하게 될 경우, 카지노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자연스레 확장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제주도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직항 노선 신설과 인지도 향상을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