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카지노 2025 합법화 추진

몽골 카지노가 어려움에 처한 몽골 경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몽골은 이전에도 몽골 내 카지노를 설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사되지 못 했습니다. 몽골 정부는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20여년 만에 몽골 국내 카지노 설립을 위한 시도에 나섰습니다.

몽골의 입법부 국가대후랄(State Great Khural, Улсын Их Хурал)에 따르면 작년 12월 몽골 의회에 카지노와 도박, 복권 및 경마 등의 사행성 산업을 합법화하기 위한 목적의 법안이 제출되어 산하 의회위원회를 통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최초의 몽골 카지노가 설립 가능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몽골 시골의 탁 트인 대초원을 방문하여 테이블 카지노 게임과 슬롯머신을 즐기는 광경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경제 위기 타개 목적으로 추진 중인 몽골 카지노

몽골(Монгол улс)은 광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세계 10대 광물 자원 부국(富國)입니다. 방대한 석탄과 구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형석, 인, 텅스텐 등의 지하 자원 역시 풍부합니다. 막대한 지하 자원을 수출하고 있지만, 광활한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은 편이라 내수 산업이 발달하기 힘들어 제조업이 빈약합니다. 게다가 중국에 대한 자원 수출 비중이 높아 중국 경제의 흐름에 지나치게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매우 낮은 국민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국 투자 자본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배타적이고 공산주의의 잔재가 남아있는 성향 탓에 그리 성공적이지 못 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2012년 이후 전세계를 덮친 경기 불황에 원자재 생산과 수출이 둔화되며, 연 평균 경제 성장률이 10%대에서 0.4%까지 추락했고 GDP 성장률 또한 2.5%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2017년 국가 부도 위기까지 몰려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3년간 4억 4,000만 달러(5,887억 원)의 차관을 포함한 총 55억 달러(7조 3,6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몽골의 화폐인 투그릭(Tögrög, ᠲᠥᠭᠦᠷᠢᠭ) 가치가 11% 하락했고, 최근 12개월 동안 자그마치 22% 폭락했습니다.

극심한 경제 위기에 직면하며, 몽골 정부는 광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번 몽골 카지노 합법화 역시 이와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마장 건설과 복권 합법화 내용까지 포함한 몽골 카지노 합법화는 몽골 정부가 2023년부터 2025년을 ‘몽골 방문의 해’로 지정하며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몽골 카지노가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힘을 얻기 시작한 것입니다.

카지노는 지난 20년간 아시아 각지에 건설되며 관광 산업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 단순히 카지노 게임을 즐기기 위한 영업장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특급 호텔과 대형 컨벤션 센터,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리조트(IR) 성격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카지노가 목표로 삼은 타겟은 중국인 관광객입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 캄보디아 및 말레이시아 등이 세계적인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며 인근의 중국인 관광객을 흡수하여 큰 폭의 성장을 기록 중입니다. 중국 바로 위에 위치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VIP 고객인 중국인과 러시아인, 일본인 모두를 흡수하기에 용이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몽골은 이미 일본과 러시아에 무비자(無VISA) 관광을 허용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공식 여권이 없는 상태에서 방문이 가능합니다.

카지노 합법화에 여전히 부정적인 몽골 내 반응

그러나 몽골 카지노를 합법화하려면 수많은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몽골 카지노 합법화 법안이 상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몽골 내 여론은 도박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정부 공무원이 공식적인 해외 순방 절차를 수행하는 동안 카지노에서 과도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공무원의 해외 카지노 이용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국가대후랄에 제출된 몽골 카지노 추진 법안의 특이한 점은, 몽골 시민들의 카지노 출입을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즉, 몽골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국 시민의 카지노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리 드문 일은 아닙니다. 모나코의 몬테카를로 카지노(Monte Carlo Casino)가 그러하며, 한국 카지노 역시 17개의 카지노 중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곳은 강원랜드 1곳 뿐입니다.

몽골 울란바토르(Ulaanbaatar, Улаанбаатар)에 위치한 법률 서비스 회사 척트 난딘(Tsogt & Nandin LLP)의 파트너 변호사 볼롤투야 울지밧(Bolortuya Ulziibat)은 자국 시민의 출입을 제한하는 조항이 민주주의적 가치를 훼손하고 헌법에서 보장한 차별 금지 조항을 위반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몽골 정부는 내국인 입장 제한 조치가 인권 침해와는 무관하며, 도박 중독 등의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내국인 입장 제한 조치가 몽골 시민들의 별다른 반감을 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는 볼롤투야 역시 동의합니다. 몽골인들에게 도박은 총이나 마약처럼 매우 민감하고 부정적인 주제이므로, 카지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그는 “정부가 몽골 내국인 입장을 허용한다면 오히려 몽골 시민들의 반감을 살 것”이라며, 대부분의 몽골인은 내국인 제한 조치를 환영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카지노에 대한 몽골 시민들의 반감은 의외로 꽤나 뿌리 깊은 역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약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0년대 후반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호텔 지하에 위치한 카지노가 돈세탁 및 부정부패 혐의로 영업을 시작한지 2년만에 폐쇄되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당시 정부 관료이자 퇴임하는 총리의 뒤를 이을 예정이었던 몽골의 유명 정치인 조릭(Sanjaasürengiin Zorig)이 카지노 사업을 반대한 탓에 1998년 10월 살해당했다 주장하기도 합니다. 칭기즈칸 호텔 카지노 폐쇄 이후 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카지노 사업을 재개하고자 했으나,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 했습니다.

몽골의 금융 뉴스 구독 서비스인 인사이드 몽골리아(Inside Mongolia) 편집장 엔크바타(Zolbayar Enkhbaatar)는 몽골 카지노가 침체된 몽골 경제를 부양하는 데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거 합법화에 실패한 일이 이번 합법화 추진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카지노는 지금껏 민감한 주제였던 탓에, 이렇게 합법화 논의가 수면 위에 오른 것조차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비공식 경마 베팅에 대해서도 덧붙였습니다. 그는 “경마장 건설이 포함된 카지노 합법화 법안이 통과되면 마구간 시설과 기수(騎手) 훈련, 베팅 소프트웨어 개발 등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몽골의 여름 축제에서 열리는 경마 행사는 어린이가 기수로 참여하는 전통이 있는데, 합법 경마 베팅이 열리면 어린이의 기수 참가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엔 초기 진입 비용의 문턱이 너무 높고 내국인 출입을 금지하기 때문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몽골 카지노 사업 계획 초안 공개

이번에 추진 중인 몽골 카지노 합법화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 당국은 30년간 유효한 카지노 운영 라이센스를 발급하게 됩니다. 정부의 라이센스를 받아 카지노를 설립한 사업자는 라이센스를 다른 회사로 양도할 수 없으며, ‘특별 라이센스가 부여된 공식 다이렉트 베팅 서비스(Албан Ёсны Бооцооны Шууд үйлчилгээ Тусгай Зөвшөөрөлтэй Казино)’를 독점 제공할 수 있습니다. 카지노 운영 업체로 선정되면 라이센스를 발급하기 전에 5년간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여 사업을 준비하게 됩니다. 30년 유효 기간이 만료될 경우 운영 업체는 보유한 주식의 절반을 정부에 양도해야 합니다. 이후 라이센스를 10년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집니다. 정부가 카지노 운영 업체에 요구하는 세율은 마카오 카지노와 동일한 40%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거둬들인 세금은 관광 산업 개발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카지노 라이센스를 발급받기 위해 정부가 내건 최소 투자 금액은 3억 달러(4,000억 원)입니다. 현재의 몽골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막대한 투자 규모입니다. 몽골 내 관광 산업에 이처럼 큰 금액의 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2015년 홍콩의 세계적인 호텔 체인 샹그릴라(Shangri-La)가 울란바토르에 5억 달러 규모의 호텔과 오피스 빌딩, 쇼핑 단지 등의 복합 관광 시설을 설립할 때가 마지막입니다.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운영 업체는 몽골의 지역 은행을 통해 거래해야만 한다는 단서 조항도 붙습니다.

카지노 부지는 울란바토르 공항 근처 ‘Khushig Valley’ 내 1,000 헥타르 규모의 자유 무역 지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인구 300만 명 중 130만 명이 거주하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공항과 주변 관광 자원을 활용하기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가대후랄 소속 의원인 냠바타르(Nyambaatar Khishgee) 몽골 법무부 장관은 몽골 카지노의 설립 목적이 기존의 건물을 임대하여 운영할 뿐만 아니라 몽골의 경제 성장을 위해 실효성 있는 투자를 감행할 기업을 찾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

물론 카지노만 허가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세계 카지노의 흐름이 단순한 카지노 영업장에서 벗어나 복합리조트(IR)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카지노는 온 가족이 방문하여 즐길 수 있는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수영장 등의 위락 시설, 대형 컨벤션 센터 등의 초대형 리조트를 갖춘 포괄적 관광 상품으로 변화하는 중입니다. 따라서 카지노를 갖춘다고 하더라도, 카지노의 존재만으로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에 불과합니다.

외국의 카지노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아 복합리조트를 갖춘다고 하더라도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에 특별한 관광 자원이 없는 몽골 카지노는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세계 카지노 최대의 고객인 중국인이 방문하기 어려운 것 역시 난관입니다. 경제의 중심이 남쪽으로 치우쳐 있는 중국 특성상, 중국 인접 국가라 해도 중국인들이 몽골을 방문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력을 갖춘 중국인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더 가깝고 카지노 문화가 발달한 마카오나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마카오가 세계 최고의 카지노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근처에 중국 광둥성이 위치하여 광둥성 인구를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몽골 내에는 카지노가 없지만,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온라인카지노 플랫폼이 다수 등장한 상황입니다. 몽골 통신 규제 위원회가 일부 카지노사이트를 차단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온라인카지노를 완전히 틀어막기란 어려운 상황입니다. 카지노 합법화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내국인 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몽골인들이 해외 온라인카지노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 문제도 걸림돌입니다. 몽골 카지노가 주 공략 대상으로 삼아야 할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마카오는 아열대 기후로 7월 평균 기온이 26℃~32℃ 정도이며, 가장 낮은 1월도 12℃~18℃ 정도입니다. 반면 울란바토르의 7월 기온은 11℃~24℃로 일교차가 큰 데다 한여름에도 추운 편이고, 가장 추운 1월은 -29℃에서 -16℃까지 강추위가 찾아옵니다. 따뜻하고 짧은 여름에 몹시 춥고 건조한 기후를 지녀 세계에서 가장 추운 수도라 불리는 울란바토르를 관광객들이 얼마나 찾을 것인지 의문입니다. 몽골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몽골 카지노 합법화가 과연 통과되어 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