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 스포츠 베팅 줄고 온라인카지노 많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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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이용하는 도박 콘텐츠가 스포츠 베팅에서 온라인카지노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2020년 당시 이용 비중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스포츠 베팅은 2024년 10% 미만으로 감소했고, 2020년 10% 미만에 불과했던 온라인 카지노가 2024년 들어 60% 가량에 달할 만큼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경기 시간이 정해져 있고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스포츠 베팅보다, 게임 진행이 빠르고 24시간 진행되는 카지노사이트로 청소년들이 몰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로 인해 도박 중독을 경험하는 14~16살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도박 중독 문제를 겪는 연령대 역시 낮아지고 있습니다. 카지노 업체에 스스로 출입 금지를 요청하는 성인들이 증가하는 것과 아울러,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 문제 역시 점차 심각해지는 추세라 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은 80% 급감, 온라인카지노는 660% 폭증
한국에서 미성년자는 법적으로 토토사이트와 카지노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스포츠토토와 같은 스포츠 베팅은 물론, 각종 카지노사이트 이용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불법적인 베팅 사이트 이용은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토토사이트 및 온라인카지노 이용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박 유형이 스포츠 베팅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0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전남 여수시)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8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불법 도박 콘텐츠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59%를 차지하여 다른 콘텐츠 대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2020년의 경우 토토사이트, 즉 스포츠 베팅이 48.2%를 차지했고 온라인 카지노의 비중은 8.9%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해가 갈 수록 온라인 카지노의 비중이 높아지는 동시에 스포츠 베팅의 비중은 낮아졌습니다. 2024년의 경우 온라인 카지노의 비중이 2023년의 66%보다 감소한 59%를 기록했지만, 2023년 대비 설문에 응하지 않은 비율이 25.1%로 크게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 카지노의 비중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다리 게임과 파워볼 등의 실시간 게임 비중 역시 2020년 29.9%에서 2021년 34.7%로 증가한 후, 2022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여 작년과 올해 모두 5%대를 기록하였습니다. 스포츠 베팅의 비중이 2020년 절반가량에서 2024년 8월 10% 미만까지 감소한 것까지 포함하면 청소년 불법 도박은 거의 모두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20년 당시 청소년 불법 도박 적발 건수를 살펴보면 토토사이트가 608건으로 가장 많았고 실시간 게임은 421건, 온라인카지노의 경우 112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카지노 이용 적발 건수는 2023년 1,374건, 2024년 1,563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은 8월까지 집계 건수이기 때문에 8월에 이미 작년 한 해의 적발 건수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8월까지만 집계한 건수만 2020년의 14배를 기록한 것입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스포츠 베팅의 비중이 낮아지고 온라인카지노의 이용 비중이 높아진 것은 게임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 베팅은 경기가 열리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고, 축구와 농구, 야구 등의 해외 인기 스포츠 리그가 새벽부터 오전에 걸쳐 열립니다. 경기가 없는 시간에는 딱히 즐길 만한 콘텐츠가 없는 것 또한 약점입니다. 주간에 열리는 테니스와 미식축구 등의 종목은 한국에서 경기 정보를 접하기 어렵고 인기가 많지 않은 편이기도 합니다.
반면 카지노 게임은 365일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회차당 진행 시간이 1~3분가량으로 매우 짧아 게임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즐길 수 있고, 빠른 베팅과 빠른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로 인해 온라인 바카라 게임이나 기타 라이브카지노 게임은 스포츠 베팅 대신 청소년들의 주된 베팅 콘텐츠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습니다. 조계원 의원 역시 “청소년들이 온라인카지노에 몰리는 것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편리하게 접할 수 있고 24시간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특히 카지노 게임은 빠른 시간 내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즉시성이 특징이라 중독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도박 중독을 경험하는 연령대 역시 낮아져
그러나 이렇게 빠른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을 통해 도박 중독과 관련해 치유 및 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지난 2020년 1,286명부터 2021년 1,242명, 2022년 1,460명에서 2023년까지 2,093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2,665명으로 이미 작년 한 해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도박 중독 관련 위험 수준 역시 가장 심각한 등급인 ‘문제’ 수준의 비중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검사를 도박 중독 위험을 비문제 수준, 위험 수준, 문제 수준 순으로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문제 수준 청소년은 2020년 326명에서 점차 늘어나 2023년 876명을 기록했고, 올해 8월까지 582명으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박 중독 치유 및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는 연령대 역시 점차 낮아지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17~19살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14~16살 청소년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박 중독 치유 및 상담 서비스 이용자 중 17~19살 비율은 2020년 80.5%에서 올해 55.0%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14~16살의 비율은 12.8%에서 20.6%로 증가했습니다. 청소년 도박 중독을 경험하는 연령대가 17~19살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 반해 14~16살로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아지며 비교적 어린 나이에 불법 도박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졌고, 나이가 어려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기 쉬운 점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조계원 의원은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발을 들여 놓지 않도록 베팅 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사이트 폐쇄 및 접속 차단 등의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도박 중독은 사전에 이루어지는 예방 교육이 중요하므로, 학교 차원에서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공익광고협의회가 진행 중인 청소년 도박 예방 공익광고 역시 이와 같은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역시 예외 아냐
도박 중독 문제는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인들의 도박 중독 역시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 존재하는 18개 한국 카지노 업체의 출입 금지 대상 고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출입 금지자 10명 중 4명 가량은 도박 중독을 우려한 ‘본인 요청’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18개 한국 카지노 출입 금지 고객 수’ 자료에 따르면, 카지노 출입 금지자 수는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출입 금지자 수는 2020년 2,503명이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1,336명으로 감소한 이후 2022년 1,434명, 2023년 2,208명으로 증가했습니다. 2024년은 8월까지 1,870명을 기록하여 이와 같은 추세를 기록할 경우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본인 요청’에 의한 출입 금지가 전체 출입 제한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 요청에 의한 출입 금지자 수는 2020년 937명, 2021년 637명, 2022년 693명, 2023년 761명으로 전체 출입금지자의 37.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약 10명 중 4명 꼴로 스스로 카지노 측에 출입 금지를 요청했다고 볼 수 있으며, 가족의 요청에 의해 출입 금지자로 등록된 사람도 지난 5년간 826명에 달합니다. 본인 혹은 가족에 의해 출입을 강제로 막아야 할 만큼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민형배 의원은 “도박 중독에 대한 심각성을 자각하고 스스로 출입 금지를 요청하는 경우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업체별 출입 제한 조치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및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당국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지노 업체별 출입 금지자 현황을 살펴보면, 파라다이스 시티가 2,490명으로 가장 많아 전체 한국 카지노 출입 금지자 중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뒤이어 파라다이스 워커힐이 1,665명, 파라다이스 부산이 1,214명, 세븐럭 드래곤시티점이 1,065명, 세븐럭 코엑스점이 636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파라다이스의 비중이 가장 많은 것은 파라다이스의 전체 이용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한 편 2020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최근 5년간 18개 카지노를 방문한 전체 입장객 수는 강원랜드가 729만 7,59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강원랜드를 제외한 17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전체 입장객 수인 661만 4,465명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뒤이어 파라다이스 워커힐 134만 7,924명, 세븐럭 드래곤시티 125만 3,532명, 파라다이스 시티 92만 2,407명, 세븐럭 코엑스 83만 316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시티와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모두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에 대한 집중도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