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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을 소재로 한 슬롯 게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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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온라인카지노 게임 플랫폼 프라그마틱 플레이가 한국의 전쟁 영웅 ‘이순신’을 소재로 한 슬롯 게임을 출시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순신과 거북선 등을 소재로 한 슬롯 게임은 프라그마틱 플레이 슬롯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각종 카지노사이트 및 슬롯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로 서비스되는 중입니다. 한국 입장에선 구국의 영웅을 도박 게임의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 세계인들이 이순신에 대하여 건전하지 못 한 오해를 품을 수 있다는 점을 비난하며 게임 서비스 중단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슬롯 게임은 디자인 테마가 게임의 인기를 좌지우지하는 만큼, 인기 있거나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소재를 쟁탈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로 인해 저작권 침해를 비롯해 디자인 테마와 관련한 논란이 자주 벌어지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프라그마틱 플레이, 이순신을 소재로 한 슬롯 게임 제공

영국에 소재한 온라인카지노 플랫폼이 온라인 슬롯머신 게임에서 한국의 전설적인 전쟁 영웅인 이순신(李舜臣) 캐릭터가 등장하는 슬롯 게임 테마(Theme)로 사용하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의 유명 라이브카지노 플랫폼이자 온라인 슬롯 게임 제작사인 ‘프라그마틱 플레이(Pragmatic Play)’는 작년 9월 ‘이순신(Yi Sun Shin)’이라는 제목의 슬롯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현재 직접 베팅을 하지 않더라도 프라그마틱 플레이 홈페이지에서 베팅 기능이 삭제된 데모 버전을 다운로드 받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데모 버전을 살펴보면 배경에 칼을 든 이순신 장군이 중국식 갑옷을 입고 오른쪽에 서 있습니다. 게임은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거북선’과 대포, 방패연, 활 등의 그림이 있고, 3개 이상의 그림이 연달아 일치하면 보상을 지급받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실행하여 게임 머니를 획득하면, “준비, 발사!”, “조국을 위하여!”, “이순신이 돌아왔다”, “너희들은 내 상대가 아니다”, “승리는 나의 것이다”, “하늘의 뜻이다”, “즉각 이동하라”,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오늘을 기다렸습니다”와 같은 한국어 음성 효과가 나옵니다.


프라그마틱 플레이는 세계적인 라이브카지노 플랫폼으로서, 해외의 스튜디오에서 딜러가 바카라 등의 카지노 게임을 진행하는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제공합니다. 한국의 많은 카지노사이트와 토토사이트는 이 영상을 가져와 사용자들에게 베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에볼루션 카지노(Evolution Casino)와 함께 세계에서 손 꼽히는 유명 플랫폼인 만큼, 국내외의 많은 온라인 슬롯사이트에서 이순신 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순신 게임은 이미 유튜브 등지에서 많은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게임 데모 플레이 영상이나 홍보 영상은 물론, 각종 온라인카지노 플랫폼을 홍보하는 영상들이 매우 많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특히 프라그마틱 플레이의 게임 홍보 방식도 문제입니다. 프라그마틱 플레이는 이 게임에 대하여 “게임의 상징과 모델은 한국의 영웅 이순신이며,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인물인 만큼 한국인의 기호에 맞는 애국적인 슬롯 게임”이라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전쟁 영웅을 도박 게임의 소재로 활용하며 애국적인 게임이라 홍보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제작사의 경제적 이득을 위하여 제작된 것일 뿐, 애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게임 회사에 정식 항의하고 서비스 중단 요청할 계획

방송인이자 언론인인 성신여대 교양교육대학 서경덕 교수는 이순신을 소재로 사용한 슬롯 게임의 등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나라의 역사적 영웅을 슬롯머신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외국 게임 회사가 제작한 도박 게임에 한국의 전쟁 영웅 이순신이 등장하는 것은 전세계 사용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경덕 교수는 프라그마틱 플레이 측에 공식 항의하고 게임 서비스 중단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한국정보통신위원회는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유튜브 내 도박 관련 콘텐츠에 대해 정기적으로 시정 조치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순신’ 게임의 국내 서비스 차단 조치를 검토 중이라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국 내에서만 효력이 있을 뿐입니다. 국내에서는 금전을 베팅하여 게임을 하는 웹 카지노 장르가 허용되지 않지만, 프라그마틱 플레이 본사가 위치한 영국은 법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급속도로 성장한 온라인카지노 산업을 단속하는 데 있어 시간적, 물리적 한계도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프라그마틱 플레이의 서비스 중단이 유일한 해결책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순신의 고향인 충남 아산시 역시 이순신을 소재로 한 도박 게임의 등장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아산시 박경귀 시장은 주간 임원 회의에서 “아산시는 이순신 관련 축제를 준비하고 웹툰을 제작하는 등, 이순신 장군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도시”라고 말하며, “우리는 이순신 장군의 명예를 실추하고 폄하하는 도박 게임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게임 회사에 정식으로 항의하고 수정을 요구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식적으로 협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사실 이순신이 슬롯 게임의 소재로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유명 슬롯 게임 제작 플랫폼인 씨큐나인 게임(CQ9 Gaming)은 이순신 장군의 대표적인 해전(海戰) 중 하나인 ‘명량해전(鳴梁海戰)’의 이름을 딴 슬롯 게임 ‘명량(Myeong Ryang)’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직접적인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고 전투의 이름인 명량해전 이름만 사용하여 세계인들의 오해를 살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큰 이슈가 되진 못 했습니다.


이순신은 16세기 말 발발한 임진왜란에서 조선을 구한 군인이자 전쟁 영웅으로서,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서 세종대왕과 함께 1,2위를 다투는 위인입니다. 세계 전쟁 역사상 최고의 해군 제독으로 꼽힐 만큼, 한국을 넘어 세계 전쟁 역사에서 지명도가 높은 인물입니다. 이로 인해 구국의 영웅을 한낱 도박의 테마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은 자국의 전쟁 영웅인 넬슨(Nelson) 제독을 주인공으로 한 슬롯 게임도 제작한 바 있지만, 한국은 도박과 관련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기울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자인 테마 논란이 빈번한 슬롯 게임 장르

온라인 슬롯사이트에서 디자인 테마 관련 논란이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 아닙니다. 슬롯 게임은 하나의 슬롯 게임 플랫폼이 수백 개의 게임을 제공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각각의 플랫폼이 다양한 테마로 경쟁을 하다 보니 디자인 테마가 겹치거나 저작권을 위배하는 사례가 자주 일어납니다. 요즘의 슬롯 게임은 당첨 여부를 결정짓는 페이라인(Pay-Line)과 당첨금 규모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슬롯 게임의 첫인상과 인기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디자인 테마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테마를 찾다 보니 저작권을 위반하거나, 민족 감정을 거스르는 등의 문제가 자주 벌어지는 것입니다.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외국의 게임 업체들 사이에서도 디자인 테마 관련 논란은 흔히 벌어지곤 합니다. 2024년 3월에는 호주의 유명 슬롯 게임 플랫폼 ‘아리스토크랏(Aristocrat Technologies Inc.)’이 라스베이거스의 슬롯 업체 ‘라이트 앤 원더(Light & Wonder Inc.)’가 본인들의 게임 ‘드래곤 링크(Dragon Link)’와 ‘라이트닝 링크(Lightning Link)’를 모방한 게임을 제작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 네바다 지방 법원에 라이트 앤 원더와 자회사 LNW 게이밍(LNW Gaming Inc.) 및 사이플레이(Sciplay Corp.)를 저작권 침해 등으로 고소했습니다. 본인들의 게임을 모방한 것으로 간주되는 모든 게임의 제조 및 유통을 중단하고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아리스토크랏은 라이트 앤 원더가 드래곤 링크 게임의 아시아 테마 색상, 애니메이션과 시청각 효과를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크랏에 재직했던 엠마 찰스(Emma Charles)와 로이드 세프턴(Lloyd Sefton)은 아리스토크랏의 히트작 중 하나인 ‘드래곤 링크’ 및 ‘라이트닝 링크’의 제작자 중 한 명이었고, 이들이 2021년 라이트 앤 원더로 이직한 후 ‘드래곤의 보석(Jewel of the Dragon)’과 ‘드래곤 열차(Dragon Train)’ 게임을 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리스토크랏 관계자는 “라이트 앤 원더는 우리가 전세계 플레이어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혁신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데 소요된 수년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창의성을 무임승차 하고 있다”고 소송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게임의 유사성을 증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아리스토크랏의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라이트 앤 원더 역시 대응할 가치가 없는 일이므로 소송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지노 게임에 활용하는 이미지나 시청각 효과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NBA 최고의 스타인 마이클 조던이 루니 튠즈(Looney Tunes) 캐릭터들과 함께 출연하여 우주의 괴물들과 싸우는 1996년 영화 ‘스페이스 잼(Space Jam)’의 저작권이 그 대상입니다. 스페이스 잼 사운드트랙의 저작권 보유자는 미국 펜실베니아 체스터에 위치한 ‘하라스 필라델피아 카지노(Harrah’s Philadelphia Casino)’를 운영하는 ‘시저스(Caesar’s)’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장의 스포츠 베팅 코너에서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는 노래에 스페이스 잼의 노래가 무단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입니다. 2019년 스페이스 잼 저작권을 구입한 왓슨 그룹(Watson Group)은 자사가 저작권을 보유한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시저스 카지노가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는 동시에 경제적으로 보상해야 한다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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