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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제부터 온라인 슬롯사이트에 대한 베팅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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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온라인 슬롯사이트 내 베팅 금액에 대한 제한 조치를 추진합니다. 슬롯머신 게임 이용시 1회 이용 금액에 대한 제한 조치입니다. 25세 이상은 1회 5파운드, 18~24세의 경우 2파운드로 제한할 예정입니다. 슬롯 이용 금액에 대한 제한과 아울러 온라인 베팅 플랫폼에 대한 의무 과세 조치도 시행합니다. 해당 조치는 영국 정부가 꾸준히 추진 중인 영국 내 도박 산업에 대한 규제 조치의 일환으로서, 이렇게 거둬들인 세금은 도박 중독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활용될 계획입니다.


슬롯 베팅 금액 제한과 의무적 세금 부과 조치는 처음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이렇게 강력한 조치가 주어지는 데에는 그만큼 영국 내 도박 중독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 문제는 영국 내에서 큰 문제로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번 규제의 대상이 되는 카지노사이트 및 토토사이트 업체들은 원칙적으로 정부의 규제 조치에 대해 동감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편향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영국 정부, 온라인 슬롯사이트의 베팅 금액 제한 조치

영국 정부가 온라인 슬롯사이트에 대한 베팅 금액을 1회 스핀(Spin)당 5 파운드(약 8,910원)로 제한하는 조치를 실행합니다. 이는 영국 내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광범위한 도박 정책 개편안의 일환입니다. 베팅 금액 제한 조치는 연령대에 따라 차별적으로 주어집니다. 25세 이상의 성인은 5파운드 한도가 적용되고, 18세 이상 24세 이하에게는 1회 스핀당 2파운드(3,560원)의 한도를 적용합니다. 이 조치는 모두 2025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온라인카지노의 경우 해당 조치를 적용하기 위한 일정 기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집니다.


영국 정부가 온라인 슬롯 게임 베팅 금액에 제한을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국 도박부 장관 피오나 트와이크로스(Fiona Twycross)는 온라인 슬롯사이트에 베팅 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하여 “위험에 처한 사람들, 특히 젊은 성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 밝혔습니다. 그녀는 “도박은 사람들의 재정과 인간 관계에 큰 폐해를 끼치고, 나아가 궁극적으로 삶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팅 금액 제한 조치에 이어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epartment for Digital, Culture, Media & Sport, DCMS)는 도박 중독 치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각종 베팅 플랫폼에 법정 세금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해당 세금은 업계의 표준 수익 측정 기준인 총 수익의 0.1%~1.1% 가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온라인카지노 플랫폼은 오프라인 카지노에 비해 비용이 덜 들어가는 만큼 오프라인 카지노 대비 더 높은 세율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의무적으로 부과한 세금을 통해 도박 중독 예방과 치료에 대해 1억 파운드(1,783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며, 모금한 돈의 절반은 도박 중독 치료 기관인 NHS에 직접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절반 중 30%는 공중 보건 캠페인과 기타 예방 조치에 활용하며, 20%는 영국의 도박 피해 연구 및 혁신 기관을 지원하는 연구 자금으로 활용될 계획입니다.


도박 산업에 법적으로 의무화된 세금을 부과하는 것 역시 최초로 이루어지는 조치입니다. 정부는 “일부 베팅 플랫폼이 도박 중독 연구 및 예방, 치료에 연간 1파운드(1,783억 원) 가량만 지불한다”고 말하며 베팅 플랫폼의 무책임한 자세를 지적하고, 모든 베팅 플랫폼 업체들이 동등하게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세금 부과 시스템이 시행되면 각 베팅 플랫폼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결정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아니라, 각 플랫폼의 수익 중 일부를 강제로 납부해야만 합니다.


위와 같은 베팅 금액 제한 조치는 영국 정부가 작년에 추진한 도박 규제 법안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정부는 작년부터 영국 내 술집에서 어린이가 당첨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슬롯머신 게임을 즐길 수 없도록 술집 면허 법안을 강화하고, 모든 복권 게임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판매를 할 수 없도록 조치한 바 있습니다. 다만 국립 복권인 ‘내셔널 로터리(National Lottery)’에 대해서만 연령 제한이 적용될 뿐, 다른 복권과 스포츠 베팅은 16세부터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를 내비쳤습니다. 이에 이번에는 온라인 슬롯 게임까지 규제 대상을 확대하여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점차 심각해지는 영국 내 도박 중독 문제

정부가 이와 같이 강력한 슬롯 규제 정책을 내세운 배경에는 영국 내 도박 중독 문제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선 단체 ‘게임케어(GamCare)’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국 내에서 온라인 슬롯 게임에 의한 중독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2023~2024년 영국의 ‘도박 헬프 라인(Gambling Help Line)’에 전화 상담을 요청해 도박 중독을 호소한 이들은 총 6,697명으로, 이 중 45%가 온라인 슬롯 게임 이용자였습니다. 이는 2020~2021년보다 34% 급증한 수치입니다. NHS 역시 이전보다 환자의 숫자가 늘어났고,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의뢰 건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슬롯 게임의 도박 비중이 높은 것은 슬롯 게임의 특성이 매우 반복적이고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슬롯 게임은 1회 게임 비용이 매우 적고 게임 진행 속도가 대단히 빠르며, 게임 결과가 전적으로 운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사용자가 복잡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일 없이 반복적으로 게임 실행 버튼만 누르게 됩니다. 게임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초의 시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쉬지 않고 게임 실행 버튼만 누르면 밤새도록 슬롯 게임을 즐기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온라인카지노 플랫폼의 등장으로 도박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 것 역시 새로운 규제에 대한 필요성을 촉발했습니다. 영국에서 2005년 처음으로 도박 규제 법안을 마련할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도박이 오프라인 카지노에서 이루어졌지만, 현재는 전체 베팅의 3분의 2가량이 온라인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영국의 문화부 장관 루시 프레이저(Lucy Frazer)는 이에 대하여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이제 사실상 모든 휴대폰 안에 ‘라스베이거스’가 존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케어의 대변인 존 암스트롱(Jon Armstrong)은 “온라인 슬롯머신 게임은 매우 반복적이고 밤새도록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 장시간 반복적으로 도박에 임하곤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BBC 비즈니스 투데이(BBC Business Today)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의 베팅 금액 제한 조치는 젊은이들에게 추가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라 밝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입니다. 청소년들은 현재의 불쾌한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도박을 하고, 도박의 쾌감에 점차 둔감해져 똑같은 수준의 흥분을 느끼기 위해 점차 더 많은 금액을 베팅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의 도박 감독 기관 영국과 스코틀랜드, 웨일즈의 청소년 3,869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1~17세 청소년 중 도박 문제를 겪는 이들은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설문조사에 응한 청소년 중 1.5%가 도박 문제 징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3년 조사 결과인 0.7%보다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청소년 10명 중 1명이 도박으로 인해 거짓말을 했으며, 12명 중 1명은 말다툼까지 벌이기도 했습니다.


응답자의 82%가 도박의 위험성과 폐해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부분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도박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답한 이들이 작년의 17%에서 올해 26%까지 증가한 것은 위험한 부분입니다. 청소년 15명 중 1명 꼴로 가족의 도박 문제로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영국 내 만연한 도박 문제의 심각성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20명 중 1명은 도박을 위해 실제 현금을 사용했으며, 도박으로 학교 공부에 소홀해졌다고 답했습니다.


보수당의 전 내각 장관 이언 던컨 스미스 경(Sir. Iain Duncan Smith)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더욱 강력한 도박 산업 규제를 더욱 신속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청소년의 60% 이상이 베팅 플랫폼 광고에 노출돼 있는 현실을 꼬집어 광고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베팅 플랫폼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무자비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대단히 약탈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팅 플랫폼 업체들은 우려의 시선 나타내

다만 이번 조치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도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한 상담 서비스 ‘브레이크이븐(Breakeven)’의 치료사로 활동 중인 전직 프로 도박사 댄 챈들러(Dan Chandler)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카지노사이트를 이용할 때 본인의 나이를 속여 가입하기 때문에 나이에 의한 제한 조치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15세부터 베팅을 시작했는데, 본인이 상담한 많은 사람들이 미성년자 때부터 베팅을 즐겼고 온라인카지노의 연령 확인 시스템을 통과하기 위해 나이를 속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온라인카지노의 연령 확인 시스템이 지닌 허점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나갔습니다. 그에 따르면 16세 소년이 온라인카지노 플랫폼에 회원으로 가입할 때는 부모의 정보를 입력하여 가입할 수 있지만, 입금 및 출금 정보를 입력할 때에는 본인의 카드 정보를 입력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즉 회원 가입시 입력한 본인의 정보와 입출금 결제 시스템의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 없이 가입할 수 있으므로, 미성년자들이 부모의 신상 정보를 활용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베팅 플랫폼 업체들 또한 이번 조치에 대하여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위와 같은 조치로 인해 베팅 플랫폼에 부정적인 이들은 사람들이 더욱 안전하게 도박을 즐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베팅 플랫폼 업체들은 해당 조치로 인해 정부가 편향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베팅 플랫폼 업계 로비 단체인 베팅 및 게임 협의회(The Betting and Gaming Council, BGC) CEO 그레인 허스트(Grainne Hurst)는 우선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하여 지지 의사를 밝힌 후, 플랫폼 제공 업체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드러냈습니다. 그녀는 “이번 정부의 조치는 정부가 일관성 있는 도박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잃고 도박 금지론자들이 주장하는 대로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지적하며, “이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4년간 베팅 플랫폼 업계는 도박 폐해 방지를 위한 서비스에 자발적으로 1억 7,000만 파운드(3,032억 원)를 지원해 왔다며, 도박 중독 문제에 대하여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슬롯 게임의 베팅 금액 제한 조치가 이루어진 날 협의회 회원들이 도박 관련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5,000만 파운트를 추가 기부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게다가 도박 중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자선 단체 ‘겜블어웨어(GambleAware)’가 작년 한 해 거둔 기부금만 4,950만 파운드(약 883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그레인 허스트의 지적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 내 대다수의 사람들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복권인 ‘내셔널 로터리(National Lottery)’를 아무런 문제 없이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NHS의 통계에 따르면 도박 문제를 겪는 이들은 전체 인구의 0.4%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가 영국의 유명 베팅 플랫폼 래드브록스(Ladbrokes)의 전 임원이자 도박 산업에 관대한 영국 보수당 필립 데이비스의 보조관이란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영국의 온라인카지노 및 토토사이트 등의 베팅 플랫폼들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베팅 금액 제한 조치는 강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도박이 개인과 그 가족에게 미칠 수 있는 해로운 영향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청소년을 포함해 도박의 폐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각 부처 장관들은 도박 위원회의 통계를 포함하여 활용 가능한 모든 증거를 수집하여 도박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적절한 시기에 시행할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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